• 홈 | 미디어자료실 | 보도자료 | 인터넷
작 성 자 충현원 등 록 일 2019년 10월 23일 13:57
제     목 <역사의 현장> 전쟁고아들을 자식처럼 품은 곳, 충현원(忠峴院)ChoongHyun Babies' Home:CBH)
국내 最古 보육원 60년만에 복원된다
역사교육의 장과 전쟁고아 쉼터가 될 것
유혜량 목사 “생명 존중의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나길”

입력시간 : 2011. 03.03. 12:05



보육원전경

지금으로부터 60여년 전 6월 25일에 발발한 한국전쟁은 참으로 많은 상처를 남겼다. 60년 세월이 흐른 지금, 전쟁의 상흔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당시 고아가 되었던 이들은 여전히 큰 아픔을 안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자신의 일이 아니기에 망각하고 있는 가운데 광주광역시 남구 양림동에 국내에서 현존하는 보육원 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충현원(忠峴院)’이 역사교육과 전쟁고아를 위한 공간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보모들과 놀이



충현원은 1949년 박순이 선생이 우월순 선교사 사택에서 45명의 한국전쟁 전후에 발생한 젖먹이 고아들을 돌보기 시작한데서 출발했다. 한국은 태평양 전쟁 이후 여순사건(1948년)과 한국전쟁(1950년)으로 수많은 고아들이 발생했고 특히 젖먹이 고아들을 수용하고 보호할 기관이 절실히 필요했기 때문이다. 박순이 선생은 일본 동경음악 학교를 졸업한 성악가 김생옥과 결혼 후 순천여학교 재직당시 광주 동방 극장에서 귀국 독창회를 위하여 온가족이 친정어머니가 계신 광주 선교부에서 음악회를 준비하고 있는데 영화상영이 흥행하여 독창회를 3일 연기하게 된다.


이에 제자들이 걱정되어 순천으로 잠시 다녀오겠다는 남편은 순천에서 희생되었고 비통해하던 당시 박순이 선생은 선교사님들이 미국으로 함께 가지는 권유에도 오히려 비어있는 선교부를 빌려달라고 한다. 미국 남장로교 한국선교회 광주지구 선교사 낙스, 우월순, 커밍스, 캐딩턴, 루트, 백영흠 목사 등 뜻있는 분들이 ‘네 부모를 공경하라.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19:19)’는 기독교 정신을 몸소 실천하도록 초창기 충현원을 도와주었다. 늘어만 가는 아이들을 위하여 사재를 모두 바쳐 양림동 210번지에 4783㎡(1447평)를 구입하고 1952년 더 많은 영유아들을 돌볼 수 있는 장소로 이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체험관



한국의 경제 성장과 함께 1970년대부터는 충현원은 사회문제를 치료 사업의 고아원 운영에서 어린이집, 아동상담소, 무료 아동병원, 공공어린이 놀이터, 호남종합사회복지관을 개관하여 사회문제 예방에 기여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런 사업들은 네델란드로부터 후원을 받았다. 후원으로 소년·소녀가장들은 기관에 수용되지 않고도 친인척의 집에서 거주하며 학비와 생활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었고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충현원은 1967년 이후 사직공원 부지로 묶이면서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결국 1995년 2월 박순이 선생이 세상을 떠나면서 10여년이 넘게 방치되며 광주의 역사에서 멀어지게 된다. 하지만 고 박순이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미국에서 생활 중이던 며느리 유혜량 목사가 한국으로 와 충현원을 맡게 되면서 2007년 11월 비로소 옛 명칭인 ‘충현원’을 되찾게 된다.


충현원은 미국 한국 전 참전 용사 조지 F.드레이크 박사와 한국전쟁 당시 1950년 12월 20일 미군 수송기 16대를 동원해 1,059명의 고아들을 제주도로 구출한 미국 공군 군목 러셀 블레이즈델 대령 등 한국전 참전 용사들로부터 기증 받아 한국전쟁고아와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을 확보하고 있다.

유혜량 목사



특히 한국 전쟁 고아의 아버지라 불리는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인 군목 블레이즈 대령이 지난 2007년 그의 회고록 한국어 판권을 충현원에 맡기면서 유 목사가 펼치고 있는 한인 해외 입양아 뿌리 찾기 사업에 이익금을 써달라고 부탁했다. 해외입양인들의 친정집 역할을 해달라는 유언을 남긴 그를 기념하기 위해 2008년 5월 충현원에서 1주기 추모식과 함께 출판기념식을 가졌고 2009년 12월 17일 충현원 마당에 군목 블레이즈델 대령 동상을 세웠다.

이런 생명존중의 장으로 거듭 태어난 충현원의 뜻에 깊은 감명을 받은 멕시코 조각가 세바스챤은 전쟁으로 인해 비운을 맞이한 소중한 생명을 추모하는 의미에서 ‘비운의 왕좌’ 조각상을 기증했으며 해외로 입양되었지만 세월이 지나서 평화의 대사로 민간 외교관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입양인들을 의미하는 ‘라스팔로마스(평화의 비둘기 조각)’을 기증하기로 했다.

블레이즈델 동상

이 ‘라스팔로마스’는 오는 5월 제막식을 가질 예정이다.

충현원은 전체 부지 5천여㎡ 가운데 1920년대에 건립된 과수원 건물 2채와 1950~1960년대에 건립된 벽돌 건물 4채 등 모두 6채로 이뤄져 있다. 해외 입양인 가족 등이 방문하면 어린이 시설 체험관과 숙소 등으로 활용하고 해외입양 관련 자료 전시관, 선교사회 복지기념관 등의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복원 사업에 전념하고 있다.

유 목사는 “충현원이 생명을 존중하는 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해 해외 입양인들의 뿌리 찾을 수 있는 공간과 시민들이 불가능을 가능하게 한 신여성으로 한 알의 밀알이 된 故 박순이 선생의 정신을 배우고 해체 위기에 있는 가정이 회복되는 부활의 장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장윤·방수진 기자 gnp@goodnewspeople.com        정장윤·방수진의 다른 기사 보기








이 전 글 전쟁고아의 아버지’ 러셀 블레이즈델 대령 10주기 학술포럼
다 음 글 “뿌리 찾아온 충현원생들 눈망울 못잊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