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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충현원 등 록 일 2010년 06월 21일 14:13
제     목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 광주서 출간 (뉴시스 2008.04.14)
【광주=뉴시스】

6.25전쟁 초기 서울에 남아 있던 전쟁 고아 1000여명을 극적으로 피신시킨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의 주인공 고(故) 러셀 브레이즈델 목사의 삶을 다룬 회고록이 휴전 55년만에 광주에서 출간된다.

사회복지법인 광주 충현원(忠峴院)은 14일 "브레이즈델 목사의 유언에 따라 다음달 5일 고인의 사망 1주기 추모일에 맞춰 한국어판 회고록을 출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충현원에 따르면 브레이즈델 목사는 지난해초 "회고록 '전란과 아이들, 그 일천명의 아버지'가 나오면 한국어 판권을 충현원에 주라"는 유언을 남긴 지 4개월만인 5월1일 97세를 일기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숨졌다.

브레이즈델 목사는 1950년 7월 한국 주둔 미 제5공군사령부에 군목(중령)으로 배속된 후 전쟁의 참화 속에서 버려진 길거리 고아들을 보살피기 시작했다. 먹을 것, 입을 것을 지원하며, 여력이 닿는대로 고아들을 사회복지시설로 데려갔다.

그러나 그 해 11월 중공군 개입으로 상황이 급변하면서 끝이 보이지 않는 피란행렬이 이어졌고 군부대 지원에도 불구하고 끝내 서울에만 1000여명의 전쟁 고아들이 남게 됐다.

밤낮없이 고민하던 그는 서울이 적군의 손에 넘어가기 직전, 극적으로 제주로 향하는 미 공군 C-54 수송기 16대를 확보하고, 인천에서 하역작업을 하던 미 해병대트럭까지 동원, 고아들을 인천에서 김포공항으로 옮긴 뒤 제주로 무사히 피신시켰다.

참혹스런 전쟁의 잿더미 속에 묻힐 뻔한 1000명의 전쟁 고아들을 구한 그의 숭고한 삶은 이후 아들 카터 브레이즈델 목사(74) 등의 도움으로 사망 1년만에 한 권의 회고록으로 다시 태어나게 됐다.

브레이즈델 목사가 충현원에 대해 알게 된 것은 한국 전쟁 당시 충현원에서 고아들을 돌봤던 미국 참전용사 조지 F. 드레이크(77) 박사를 만나면서부터였다.

'건물이 낡아 아이들을 돌보는 데 어려움이 많다'는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브레이즈델 목사는 지체없이 충현원 복원을 위한 기금 마련을 위해 책의 판권을 넘겨 주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충현원 유혜량 목사(58)는 "그가 살아 있을 때 이 책이 세상이 나오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며 "우리의 어려웠던 과거를 되돌아 볼 수 있는 체험공간으로 충현원을 소중히 가꿔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창헌기자 goodchang@newsis.com
이 전 글 <한국판 `쉰들러 리스트' 회고록 광주서 나온다> 연합뉴스 2008-04-14
다 음 글 <한국판 `쉰들러리스트' 주인공이 남긴 한국전쟁의 기억> 연합뉴스 2008.0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