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서 아기 입양한 입양아…미국 거주 유성우 씨
36년 만에 한국 땅을 밟은 광주 출신 입양아가 고국에서 고아를 입양했다. 1973년 광주의 사회복지시설인 충현원에서 미국으로 입양된 유성우 씨(41)다.
그는 6개월 전 동방아동복지회에 "한국 아이를 입양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아이를 데려가기 위해 지난 10일 부인과 함께 한국을 찾아왔다.
유씨는 "내 양부모는 한국 아이 2명을 입양해 키웠다"며 "그런 양부모를 본받아 나 또한 고국의 아이를 입양해 키워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부는 충현원에서 연결해준 11개월 된 아이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우리가 낳은 자식은 아니지만 처음 보자마자 사랑스러운 내 자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양부모처럼 훌륭하게 아이를 키우겠다"고 밝혔다.
그는 입양 절차를 진행하면서 자신의 친부모를 찾기 위해 충현원 유혜량 목사(59)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유씨는 "희미하게 기억에만 남아 있는 어릴 적 내가 자란 곳을 다시 보고 싶었다. 내가 처음 시작한 곳에 다시 서 있다는 게 꿈만 같다"며 충현원을 찾은 소감을 털어놓았다.
유 목사는 "고국을 잊지 않고 고국의 고아까지 데려다 키우려는 이들 부부의 정성에 감동을 받았다"며 "최선을 다해 유씨의 부모를 찾겠다"고 답했다.
[광주 = 박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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