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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 성 자 충현원 등 록 일 2010년 06월 21일 13:39
제     목 "전쟁속의 인간애 기억하세요” (동아일보 2006-12-07)

“전쟁의 참화 속에서 피어난 인간애가 영원히 기억되길 바랍니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군 장교가 56년 만에 한국에 돌아와 사진 전시회를 열고 있다.

14일부터 5일간 광주시청 1층 로비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는 조지 드레이크(76) 씨는 6·25전쟁의 참상과 미군과 전쟁고아들의 휴먼 스토리를 담은 사진 20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폐허가 된 시가지에 홀로 남겨져 울고 있는 아이, 피란 중 미군 병사에게 이끌려 난민보호소로 옮겨진 한 소년의 야윈 얼굴, 1950년 12월 20일 항공기로 고아 950여 명을 제주도 보육원으로 옮겼던 장면 등 전쟁의 참상을 보여 주는 사진들이다.

1950년 미군 32통신 중대 소령으로 참전했던 그는 “여섯 살짜리 여자아이가 두 살 동생을 등에 업고 음식을 구걸하는 장면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후 부대원의 성금을 모아 고아들을 돌보는 데 썼다”고 회고했다.

그는 전역 후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20여 t의 구호 물품을 한국의 보육원으로 보내고 자신의 고향인 워싱턴 주 벨링햄 시 공원에 6·25전쟁 참전용사 추모기념탑을 세우기도 했다.

웨스턴워싱턴대에서 교수로 근무하다 1990년 정년퇴직한 이후에는 한국의 전쟁고아를 돌봤던 미군의 역할을 재조명하는 일에 나섰다.

9년여 동안 미국 국립기록보관소와 일본 도쿄의 성조기 기록보관소 등에서 사진과 자료를 수집해 지난해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첫 사진 전시회를 열었다. 또 전쟁고아들을 위한 인터넷 사이트(www.koreanchildren.org)도 운영하고 있다.

그는 “저는 전쟁 속에서 피어난 아름다운 사랑을 가져 온 메신저에 불과하고 진정한 주인공은 전쟁 기간 400개의 보육원을 세우고 5만4000명의 고아를 돌본 미군들”이라고 말했다.

드레이크 씨는 전시회가 끝나면 수집한 자료 2000여 점을 전시회 주관단체인 호남사회봉사회(옛 충현원·6·25전쟁 당시 보육원)에 기증키로 했다.

광주시는 전시회 개막식에서 드레이크 씨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명예시민으로 추대하기로 했다. 벨링햄 시 의회는 드레이크 씨의 명예시민 추대 소식에 대한 화답으로 14일을 ‘광주를 기억하는 날’로 정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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